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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도 녹이는 음악이 흐르는 시간, 서울재즈페스티벌[현장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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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위도 녹이는 음악이 흐르는 시간, 서울재즈페스티벌[현장EN:]

    제17회 서울재즈페스티벌 88호수 수변무대에 오른 수민 & 슬롬. 프라이빗 커브 제공제17회 서울재즈페스티벌 88호수 수변무대에 오른 수민 & 슬롬. 프라이빗 커브 제공
    낮 최고 기온이 30도까지 올랐던 유월의 첫날, 제17회 서울재즈페스티벌(SJF) 마지막 날 공연이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녹아내릴 듯한 더위에도 관객은 실내외 구분 없이 음악과 연주를 즐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무대는 총 네 곳, 88잔디마당은 '메이 포레스트'(MAY FOREST) 체조경기장(케이스포돔)은 '스파클링 돔'(SPARKLING DOME), SK핸드볼경기장은 '핑크 애비뉴'(PINK AVENUE), 88호수 수변무대는 '스탠리 스테이지 @스프링 가든'(STANLEY STAGE @ SPRING GARDEN)이란 이름이 붙었다.

    이날 88 잔디마당에선 권진아 밴드, 호세 제임스, 벨라 플렉·에드마 카스타네다·안토니오 산체스 트리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제이콥 콜리어를 볼 수 있었다. 88호수 수변무대에서는 박지은퀸텟, 수민 & 슬롬, 자이로, 안신애, 윤석철 트리오의 무대가 준비돼 있었다. 체조경기장은 이영지, 씨엔블루, 다미아노 다비드, 도영, 타워 오브 파워가, 핸드볼경기장은 오코예, 마이클 메이요, 홍이삭, 최유리, 갈란트가 각각 채웠다.

    윤석철 트리오. 프라이빗 커브 제공윤석철 트리오. 프라이빗 커브 제공
    하루 중 가장 더운 시간대로 꼽히는 오후 2시, 88호수 수변무대 위에 오른 건 수민 & 슬롬이었다. "아이패드 꺼지고 난리났다"(수민)라고 할 정도로 내리쬐는 햇볕이 만만치 않은 시간대였으나, 수민 & 슬롬은 때론 나른하게, 때론 쓸쓸하게, 때론 매혹적으로, 무대에서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대표곡인 '곤란한 노래'는 '서재페'를 위해 특별하게 편곡된 버전으로 선보였고, '망가진 사이' '보통의 이별' '진짜 안녕' '텅 빈 밤' '째깍째깍' '화해' '개인사' 등 여러 곡을 들려줬다. 곡에 따라 강조되는 악기가 약간씩 달랐을 뿐, 밴드 라이브는 무대를 한층 더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한잔의 추억'을 부르기 전, 수민은 "사실 이 노래 메시지가 여러분한테 전하고 싶은 메시지이기도 한 거 같다"라고 귀띔한 바 있다. '얘들아 너네 잘 지냈니 / 오랜만에 봐서 너무 좋다 얘'로 시작하는 친근한 대화 같은 가사가 특징이며, 후반부 드럼 솔로가 백미인 곡이다.

    씨엔블루. 프라이빗 커브 제공씨엔블루. 프라이빗 커브 제공
    슬롬은 "작년에는 '왜, 왜, 왜'라는 트랙을 여기서, 자이언티 형 무대에서 맛보기로 들려드렸는데 공식적으로 이런 명망 높은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라고 해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서재페 입성'을 맞아 열심히 준비했다는 수민 & 슬롬은 '시티 뷰'와 '그녀'라는 미공개곡도 관객에게 선물했다.

    88호수 수변무대 근처였던 체조경기장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에어컨이 완비된 실내여서 객석은 시원했으나, 무대 위에는 마치 매 순간 불을 뿜는 듯한 에너지를 지닌 씨엔블루가 있었다. 씨엔블루는 데뷔곡이자 대표곡인 '외톨이야'를 비롯해 '직감' '캔트 스톱' '레이서' '스테이 소버' '과거 현재 미래' '영 포에버' 등을 무대 위에 올렸다.

    무대 위의 뜨거운 에너지를 흡수한 듯 관객들이 열광적인 반응을 보내자, 씨엔블루는 몹시 흡족해했다. 정용화는 "와, 미쳤어! 와~ 서재페 진짜 미쳤네?"라고 혀를 내둘렀고, 이정신은 "씨엔블루 공연 괜찮지? 생각보다 괜찮지? 그치? 끝까지 장난 아닐 거야"라고 자신했다.

    최유리. 프라이빗 커브 제공최유리. 프라이빗 커브 제공
    보컬이자 기타를 연주하는 정용화는 '과거 현재 미래' 때는 건반을 연주했다. 스탠딩 구역으로 가서 관객과 좀 더 가까이 호흡했으며, 이날 공연에 맞게 '오 마이 서재페'라고 가사를 재치 있게 바꾸기도 했다.

    "사실 저희 체조에서 공연하는 거 처음인데 근데 약간 미래가 보였어! 할 수 있을 거 같아!"라고 해 큰 환호를 받은 정용화는 "너무 감사하다. 너무 즐겁다. 2025년 중간 정도 왔는데, 이 반년 동안 (관객 호응) 1등!"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정신은 "너무 재밌다"라며 "(객석이) 생각보다 엄청 많이 찼다. 아까 시작할 때보다"라며 "너무너무 감사하고 이제 곧 여름인데 좋은 추억 만들고 갈 수 있을 거 같다.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제이콥 콜리어. 프라이빗 커브 제공제이콥 콜리어. 프라이빗 커브 제공
    올해로 데뷔 16년 차가 되었지만 여전히 씨엔블루를 모르는 분들도 많다고 운을 뗀 정용화는 "앞으로 계속 노력해서 앞으로도 앞으로 나아갈 테니까 씨엔블루 신인처럼 생각하고 많이 응원해달라"라고 당부했다. 무대 말미에는 "서재페 내년에도 또 불러달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햇빛을 피하고자 선글라스와 모자를 착용하고 양산을 펴는 이들이 적지 않았던 오후 2시와 달리 저녁에 한 걸음 가까워진 오후 5시는 야외 공연을 보기에 한층 더 편안해진 시간대였다. 햇빛의 열기는 조금 가셨고, 대신 선선한 바람이 더 자주 불었다.

    이날 오후 5시 공연을 맡은 싱어송라이터 안신애는 스티비 원더의 인기곡 '아이 저스트 콜드 투 세이 아이 러브 유'를 커버해 타고난 음색을 뽐냈다. 그는 꼭 이 노래를 첫 곡으로 부르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안신애. 프라이빗 커브 제공안신애. 프라이빗 커브 제공
    '홀드 미 나우'는 원곡과 다르게 편곡해 불렀다. 안신애는 "원곡은 굉장히 처절하고 아픈 곡인데 오늘은 치유된 아픔의 콘셉트로 불러봤다"라고 해 박수받았다. '비효율적 사랑'과 '언컨디셔널'을 두고는 "이 노래 부르면서 여러분 표정을 봤는데 너무 행복해 보이더라" "여러분 표정, 느낌, 분위기는 정말 말이 필요없더라"라고 전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또 관객이 하는 '사랑'에 초점을 맞춰 무대를 준비했다는 안신애는 건반 앞에 앉아 직접 연주하며 '리스펙트' 무대를 꾸몄다. 오랜 친구인 가수 조째즈가 깜짝 등장해 미공개곡 '댄스 위드 미'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조째즈는 서재페 입성을 축하하며 안신애에게 큰 꽃다발을 건네 눈길을 끌었다.

    그룹 NCT의 도영도 올해 처음 서재페에 오게 된 케이스다. 혹여 자기를 모르는 관객을 위해 "도영입니다" "NCT 도영입니다"라고 재차 강조한 그는 오는 9일 본인의 솔로 앨범이 나온다는 내용도 적극적으로 홍보해 웃음을 자아냈다.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프라이빗 커브 제공킹스 오브 컨비니언스. 프라이빗 커브 제공
    '새봄의 노래'로 시작한 도영은 '로스트 인 캘리포니아' '나의 바다에게' '반딧불' '댈러스 러브 필드' 등 전작 수록곡을 중심으로 한 세트 리스트를 선보였다. 팝송 '리얼리티'를 커버했고, 밴드 넬 김종완, 자우림 김윤아, YB 윤도현이 새 앨범에 곡을 주었다면서 '기억을 걷는 시간' '스물다섯 스물하나' '박하사탕'을 커버했다.

    '쏟아져오는 바람처럼 눈부시게 너란 빛이 비추더라'와 '미래에서 기다릴게'라는 신곡을 정식 발표 전 무대로 먼저 공개하기도 했다.

    제17회 서울재즈페스티벌은 지난달 30일부터 1일까지 총 사흘 동안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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