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배우 김혜은, 오른쪽은 김혜은이 4일 새벽 올렸다가 삭제한 자필 사과문. 황진환 기자/김혜은 인스타그램 스토리서울대 학력이 부끄럽다며 유시민 작가를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배우 김혜은이 이와 관련해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이 또한 금세 삭제했다.
김혜은은 4일 새벽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국민의 선택을 온전히 지켜보는 시간에 조금이라도 방해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개표가 모두 마무리된 시점에 글을 남깁니다. 지난 5월 31일 제가 작성한 글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거나 상심하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썼다.
이어 "저를 오래 지켜봐 주신 분들께, 그리고 뜻하지 않게 그 글을 보시고 실망과 불편을 느끼신 분들께, 그 감정의 책임이 온전히 제게 있음을 인식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오래도록 말을 해온 사람으로서, 이번 일을 통해 말이 가진 무게를 다시 한번 배웁니다. 그 깨달음을 잊지 않고 스스로를 더욱 다잡는 배우가 되겠습니다"라고 전했다.
김혜은은 "앞으로는 배우로서 저의 생각과 표현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더 깊이 고민하며 공인으로서 조심스럽고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라며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국민으로서 누구보다 행복한 대한민국, 발전된 대한민국, 세계 속에 우뚝 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응원합니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지난달 31일, 김혜은은 서동미로시장에서 손칼국수를 파는 여성을 '손칼국수이모'라고 소개한 후 "미인이시죠? 이 사진을 올리는 이유는 평범하고 매일을 열심히 살아온 누구보다 존경스러운 분이 우리 엄마와 이 이모님이기 때문"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그러면서 "어제 오늘처럼 서울대 나온 학력이 부끄러운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대신 죄송하단 말씀 전하고 싶네여. 진짜ㅜㅜ) 인간의 학력과 지성은 고단한 인생의 성실함으로 삶의 증거로 말하는 분들 앞에서 한 장의 습자지와도 같은 아무것도 아닌 가치 없는 자랑입니다"라고 썼다.
이때 "누구의 인생을 함부로 판단하고 비하하는 혀를 가진 자라면 그는 가장 부끄러운 혀를 가진 자입니다" "서울대 나왔다며 고졸 비하하는 교만하고 계급의식 쩔어 사는 썩은 지성인 아니고요" "이 시대를 사는 여성으로서 저렴한 모진 말에 정말 가슴 아픈 오늘" 등 유시민 작가를 겨냥하는 표현을 써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김문수 후보의 배우자인 설난영씨를 존경한다고도 전했다. "남편 위해 자식 위해 생계를 도맡으며 법카 사고 한번 없이 남편 뒤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켜오신 설난영 여사님"이라고 한 김혜은은 "여자로서 한 남자의 꿈을 위해 평생을 뒷바라지하며 생계를 책임지고 그러면서 여성 노동운동가로 공의를 위해 몸을 던지려 노력하며 살아오신 설난영 여사와 같은 우리 어머니들을 저는 존경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해당 글이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퍼지자 김혜은은 돌연 글을 삭제했다. 당시 김혜은은 서울대 동문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때는 학력이 부끄럽지 않았느냐 등의 반응이 나오자 직접 댓글을 달아 '이러니까 글을 삭제한 것'이라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오늘(4일) 올라온 사과문 역시 삭제해 현재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는 볼 수 없다.
앞서 유시민 작가는 지난달 28일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나와 설난영씨를 두고 "설씨가 생각하기에 김문수 씨는 '나하곤 균형이 안 맞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 너무 훌륭한 사람'"이라며 "그런 남자와의 혼인을 통해서 내가 좀 더 고양됐고 이런 조건에서는 자기 남편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기가 어렵다"라고 말해 선민의식과 여성혐오를 드러냈다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에 유 작가는 "표현이 거칠었던 것은 사과한다"라며 "좀 더 점잖고 정확한 표현을 썼더라면 비난을 그렇게 많이 받지는 않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것은 제 잘못"이라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