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국민 개표 방송 행사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대한민국의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3일 치러진 선거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정의당 권영국 후보 등을 제치고 5년 동안 대한민국을 이끌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에 체육계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 정부와 정책 기조가 다를 수 있어 한국 체육에도 적잖은 변화가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체육계와 인연이 있다. 성남시장 시절인 2013년 이 대통령은 프로축구단 성남 일화가 통일그룹 산하에서 시민구단으로 전환되면서 구단주를 맡은 바 있다. 당시 이 대통령은 2014시즌 성남 FC에 대한 K리그의 불합리한 판정에 "판정 성역과 연맹에 대한 전면전을 선언한다"고 작심 비판하고, 클럽하우스 성남축구센터 건립을 추진하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
대선 운동 기간 이 대통령은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48년 만의 하계올림픽 유치에 나서는 2036년 전주올림픽의 개최를 위해 국가적 지원을 약속했다. 또 부산을 e스포츠의 성지로 육성하는 공약을 발표하고, 광주 유세에서는 프로 게이머로부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배우는 등 스포츠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2016년 당시 성남FC 이재명 구단주(왼쪽)와 수원FC 염태영 구단주가 K리그 맞대결을 선전을 다짐하는 모습. 한국프로축구연맹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집에는 한국 체육 위상 강화와 스포츠인 권익 향상을 위한 지원이 포함돼 있다. 스포츠 인재 개발을 위한 국가 지원 체제 구축과 모든 국민이 누리는 스포츠 문화 확산이 핵심이다.
또 학교 및 청소년 클럽에서 체육 영재 발굴, 장애인 체육 단체와 e스포츠 지원 강화를 위한 법·제도 개선, 민간 실업팀 창단 지원, 고용 보험 도입 등 전문 체육인의 복지 강화도 공약으로 걸었다. 초등학교 스포츠 강사 인건비의 국비 지원, 어르신 전용 체육센터 건립, 생활밀착형 체육 시설 확보, 지역 화폐와 연계한 스포츠 소비 장려 등 생활 체육 안건도 포함됐다.
체육계는 이 대통령이 한국 스포츠에 더 많은 지원을 해주고 관심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다. 대한체육회 유승민 회장은 이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면서 "체육회가 제안한 8가지 정책 비전이 향후 국정 운영 우선순위로 자리매김하고, 실질적인 정책 실현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정부, 국회 및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공정하고 건강한 스포츠 환경을 조성, 국가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체육회는 대선 후보들에게 8대 과제를 제안한 바 있다. ▲ 국민이 행복한 스포츠 ▲ 건강한 학교 체육 ▲ 차세대 스포츠 인재 육성 체계 전환 ▲ 유망주 성장 지원 ▲ 선수·지도자의 안정적인 삶 지원 ▲ 체육 생태계 지속을 위한 스포츠 법·제도 개혁 ▲ 지역 균형 스포츠 발전 ▲ 내 손 안의 스포츠 등이다.
지난달 30일 대한체육회 유승민 회장(왼쪽부터)이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을 찾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와 임오경 의원에게 '미래 체육 정책제안서'를 전달한 모습. 오른쪽은 양궁 국가대표 김우진. 대한체육회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허구연 총재도 "국민체육진흥기금 유보금을 활용한 국가 체육 예산 확대와 스포츠 정책 및 제도 개선 프로세스에 현장 전문가 참여, 스포츠토토 매출 증액을 통한 국민체육진흥기금 증대 및 이에 따른 전 종목에 대한 지원 범위 확대, 스포츠 활동의 학교 정규 교육 과정 편성과 비용의 국가 지원"을 이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권오갑 총재는 "K리그를 포함한 모든 국내 프로 스포츠에 대한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리고, 경기장 시설 개선과 연고 구단 장기 임대, 유소년 육성 체계 선진화 등 다양한 정책을 함께 고민했으면 한다"면서 "프로 경기가 열리는 주말에 경기장에서 종종 뵐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전했다.
한국배구연맹(KOVO) 조원태 총재 역시 "새 정부의 지속적 관심으로 한국 배구가 국제 경쟁력을 높이도록 발판을 마련해주길 희망한다"면서 "엘리트 체육 환경에 맞는 교육 정책으로 선수들이 기량을 펼칠 기반을 만들어 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한국농구연맹(KBL) 이수광 총재도 "프로농구는 체육관 시설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면서 "인프라 개선에 지방자치단체와 중앙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학교 체육 활성화가 고민인데 농구는 체력을 향상하고, 스포츠맨십을 배울 수 있는 종목"이라면서 "건강한 신체와 올바른 인성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비상 계엄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막을 내린 윤석열 정부. 이로 인한 조기 대선으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이 향후 어떤 체육 정책을 펼칠지 지켜볼 일이다.